열아홉 바리스타,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/ 조원진 글, 유재철 사진

저자 조원진 작가는 커피업에 직접 종사하지는 않지만, 누구보다 커피를 좋아하여, '베이루트'라는 필명으로 블로그를 하며 커피 칼럼을 쓰고, ≪월간 객석≫에 연재를 했고요. 그밖에 여러 일간신문과 주간지 등에 칼럼, 인터뷰, 취재 도움을 남기고 있습니다. 

허영만 그림, 이호준 글의  만화 ≪커피 한잔할까요?≫에 에피소드로도 나왔는데, 까다롭고 직설적인 '초이 허트'^[각주:1]와 대비되는 온화하고 세심한 '조원진' 작가로 열아홉 바리스타 책에 등장하는 19개 커피집 중 하나인 '2대커피'^[각주:2]를 취재하며 겪는 이야기로 등장했습니다. 만화가 현재 7권까지 나왔는데, 이 에피소드는 단행본 8권이 나오면 포함될 듯 합니다.

조원진 작가는 커피업에 종사하지는 않지만, 무려 중학생 때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남다른 커피력(歷)을 바탕으로 커피 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알고 지내며, 커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. 모 일간지 기고 칼럼에서 말하길 군 복무도 '커피가 없는 세상을 도무지 생각할 수 없기에' 공군 학사장교로 갔고, 매일 아침 출근 10분 전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 부대 사람들을 나눠주며 커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데요.

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"커피"를 주제로 교류해 온 작가가 "당신의 커피 인생에 가장 큰 동력이 되는 도구는 무엇인가"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열아홉 곳 카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.^[각주:3] 음반, 앞치마, 소주, 슬리퍼, 낚싯대, 안경줄, 연필, '해방촌'이라는 공간같이 커피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들이 바리스타와 로스터의 커피 인생의 동력이 되는 그 "도구"가 되어 유재철 작가의 사진과 함께, 그들의 커피 인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맛깔나는 이야기로 재탄생되었습니다.

이 책에 등장하는 열아홉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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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피리브레 / 헬카페 로스터스 / 세컨드커피 / 외계인커피 / 펠트 / 프릳츠 커피컴퍼니 / 커피템플 / 180커피로스터스 / 카페 뎀셀브즈 / FM커피하우스 / 콩밭커피 로스터스 / 메쉬커피 / 커피플레이스 / 산들다헌 / 밀로커피 로스터스 / 싸이펀 커피랩 / 커피한잔 / 다동커피집 / 학림다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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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 커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계기가 된 카페 리브레 서필훈 대표를 시작으로, 함께 술 마시고 만화책 이야기를 하며 함께해 온, 작가가 가장 오랫동안 마신 커피 이야기(헬카페 ~ 프릳츠),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바리스타  챔피언, 로스팅 챔피언들의 커피 이야기(커피템플 ~ FM커피하우스), 스페셜하지만 '누구나 마실 수 있는 커피'를 지향하는 지역을 닮은 스페셜티 커피 이야기(콩밭커피 ~ 밀로커피), 커피이야기의 '출발점이자 종착점' 올드스쿨의 향기가 남아있는 커피 이야기(싸이펀 ~ 학림다방)로 주제별로 엮여 있습니다.

조원진 작가는 음악 글도 참 잘 씁니다. 잡지에 커피 글 말고 음악 글을 기고하기도 했는데, 때문에 탄노이 스피커와 다양한 음반이 인상적인 보광동 헬 카페 권요섭, 음악을 포기하고 시작한 커피지만 여전히 좋은 음악 선곡을 함께 선사하는 밀로커피 황동구의 이야기도 참 좋습니다.

추운 날씨에, 개인적으로도 근심이 많은 한 주였는데요. 음악과 커피를 좋아하는 작가와 감정을 공유하고자, 이불 속에서 존 루이스가 재즈로 편곡한 바흐의 평균율 클라이버 곡집을 들으며, 클레버로 내린 따뜻한 커피와 함께 했습니다. 덕분에 근심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.

'인생 이야기'가 있는 커피 책을 찾으신다면, 이 책을 추천합니다.

도서정보 : http://book.naver.com/bookdb/book_detail.nhn?bid=10607236

1. 만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커피평론가 [본문으로]
2. 역시 실존 커피집은 아니고, 만화 속 주인공들의 무대가 되는 가상의 커피집 [본문으로]
3. 사실 처음에 제목만 얼핏 듣고, 열아홉 살의 바리스타를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, 열아홉 곳의 바리스타(로스터)를 의미... [본문으로]